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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2/28 [준짱의 잇쵸스토리] 잇쵸의 첫파티 <와인과 바비큐파티.. 그리고 클래식>
2008/12/28 15:15

[준짱의 잇쵸스토리] 잇쵸의 첫파티 <와인과 바비큐파티.. 그리고 클래식>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크리스마스가 지난 년말이었다.


주인장이 잇쵸멤버들 전원을 초대했다.  요코상이 말하기를 매년 년말에 한 번씩 꼭 초대한다는 거다. 
그 동안 1년간 수고 많았고 내년에도 잘 부탁한다는 의미에서 말이다.

 

난 한 번도 아츠시상의 집에 간 적이 없었다.  1년 넘게 일한 잇쵸 멤버들은 최소 1번 이상은 가본 적이 있었다.   잇쵸에서 내가 기억하는 아츠시상은 양파냄새에 절은 모자를 푹 눌러쓰고 간장, 카레냄새가 배인 앞치마 두른 조그만 식당주인에 불과했다.   하지만, 잇쵸 밖에서 그를 만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더군다나 집은 ? 

 

아츠시상이 알부자라는 이야기는 자주 들었었고 차도 고급기종을 몰고 다니고 있었다.

나는 매우 호기심이 일었고 잇쵸 멤버 몇 명과 만나서 함께 가기로 했다.

 

아츠시상집에 몇 번 간 적이 있다는 도모키에게 물었다.

 

도모키상, 아츠시상 집 어때요?”

 

놀랄 걸요?  잇쵸에서의 아츠시상 생각하면 안돼요

 

자세히 이야기해주지 않고 씩 웃는다.

 

아츠시상의 집은 대중교통으로는 가기 어려운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래서 폐차직전의 작고 낡았지만 차를 유일하게 가지고 있었던 쇼의 차로 가기로 했다.  

 

미래의 유명 자동차전문 저널리스트의 차가 이게 뭐야?” 장난꾸러기 카나메군이 한 방 먹인다.


얻어타는 주제에미국산 차의 수명이 다해가는 과정을 연구하는 중이야!”


카나메와 쇼의 나이차이가 불과 한 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서 개와 고양이처럼 만나기만 하면 티걱태걱거렸지만, 둘이 제일 친했다.

 

쇼의 차을 타고 10분 정도 갔을까?  저쪽에서 주택가가 보인다.  집들이 생각보다는 훨씬 좋아보였다.  그 중 넓은 정원이 딸린 근사한 저택이 시야에 들어왔다. “설마 이 집은 아니겠지..” 하는데  여기야, 저쪽에 세워도모키가 익숙하다는 듯이 주차할 자리까지 가리키며 함께 돈 모아서 산 선물이 들어있는 백을 든다.

 

프랑스풍인지 영국풍인지 알 순 없지만 우아하고 담백한 유럽풍의 저택이었다.  그의 집에 문열고 들어서자 아츠시상은 베이지색 실크셔츠와 상큼한 향수냄새를 날리며 프랑스귀족처럼 우리를 반갑게 맞이했다. 

이 사람이 진정 아츠시상이 맞단 말인가? 

난 순간적으로 짧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2층 집이었는데 2층 베란다는 무척 넓어서 마치 정원 같았다.  그 곳에서 바베큐를 굽고 있었고 전망도 좋아 파티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났다.  큰 응접실에는 벽돌형 난로에 장작이 타고 있었고 클래식음악이 우아하게 흐르고 있었다.

 

코코상은 부엌에서 뭔가를 만들고 있었다.  우리가 들어가자 환한 미소로 응대했다.  아츠시상은 계속 감탄사를 남발하고 있는 잇쵸 멤버들을 데리고 자기 집을 이쪽 저쪽 구경시켜 주었다. 압권은 지하창고에 있는 와인저장소이었다.  일개 개인의 창고에 그렇게 많은 와인은 처음 보았다.   


와인열풍이다.  와인에 대해 저마다 한마디 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한 번
와인상식에 대해 배워볼까?


 

아츠시상은 클래식과 와인의 대단한 애호가였다.  몇 몇 와인을 설명해주고 그 중 몇 병을 집어들더니 바비큐에는 이 와인이 가장 적격이라고 했다.   모두들 와인에 대해선 까막눈이니 뭐라고 해도 알 턱이 없었지만 왠지 아츠시상이 멋지게 보이는 듯 했다.

 

그는 일본에 있을 때 원래 건축과 지망생이었다.  무슨 연유인지 미국에 유학을 온 후 진학을 준비하다가 어느 날 집으로부터 돈을 좀 받아 식당을 차렸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응접실 선반에 건물 미니어쳐가 몇 개 놓여있었다.

도모키가 부엌으로 가더니 코코상에게 말레이지아식 밥을 만들어 보이겠다고 한다.  도모키는 말레이지아에서 중고등시절을 보냈다.   그리고 잇쵸 멤버 각자가 준비해 온 음식을 꺼냈다. 물론, 초대는 아츠시상이 했고 메인 파티요리는 코코상이 하지만, 일본인들이 파티할 때는 보통 각자가 뭔가를 하나씩은 들고 가는 경우가 많다.

 

그 것들이 모아지면 메뉴가 풍성해지고 함께 서로의 것을 나누는 기쁨도 있고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주인이 요리를 다 마련해야 하는 부담도 덜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도모키는 말레이지아밥, 아미짱은 일본전통과자, 난 한국수퍼에서 작은 병에 넣고 파는 김치, 노리코상은 주부답게 니쿠쟈가 (にくじゃが - じゃが)를 만들어왔다.  니쿠쟈가 일본의 대표적인 가정요리로 주로 고기와 감자를 넣어서 만드는 요리다.  우리가 김치찌개 만들어 먹는 것처럼  일본의 보통 집에서 많이 해 먹는다.  

 


니쿠쟈가 만드는 법을 배워보자.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


먹음직하게 구워진 바비큐, 코코상이 만들어 준 일본요리와 와인 그리고 클래식 음악모든 것이 일체가 되어 잇쵸 멤버들 모두가 즐거워했다.   나도 이젠 잇쵸 일도 웬만큼 익숙해져 큰 어려움은 없었고 따뜻한 난로가에서 와인이 들어가니까 모든 긴장이 눈이 녹듯이 사라지는 듯 했다.   

 

응접실 벽에 걸려진 사진 액자속에는 보스톤 심포니오케스라 상임지휘자인 오자와 세이지(小澤征爾)와 다정하게 포즈를 취한 아츠시상이 우아하게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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